한국이슬람교, 70년 발자취…서울서 국제할랄세미나 열려
한국이슬람교 전래 7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 행사가 8월 13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렸다. ‘2025 국제할랄세미나’와 축하 만찬으로 구성된 이번 자리에는 사우디아라비아·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튀르키예 등 이슬람권 주요 인사와 할랄 인증 기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농심, 삼양, CJ제일제당 등 국내 식품업계 주요 기업들도 함께해 할랄 시장에 대한 관심을 보여줬다.
한국이슬람교의 역사는 6·25전쟁 참전 튀르키예군에서 시작됐다. 전쟁 기간에도 예배를 이어가던 그들은 휴전 후에도 한국에 남아 1955년 첫 무슬림 단체를 세웠다. 현재 전국에는 24개의 모스크와 260여 개의 예배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 무슬림 인구는 약 25만 명으로 추정된다.
K푸드 인기에 힘입어 국내 할랄 산업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할랄 식품 수출액은 약 2조 원에 달했으며,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아랍에미리트 등 이슬람권 국가가 주요 시장이다.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국내 할랄 관련 산업 규모가 6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한국이슬람교 할랄위원회 조민행 위원장은 “이슬람 국가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인증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만찬에서는 호주산 할랄 소고기 스테이크 150인분이 제공됐다. 현재 국내에서 할랄 인증을 받은 소고기 도축장은 강원 홍천과 횡성 두 곳뿐이다. 한우를 비롯한 국내산 육류는 인증과 검역 절차가 까다로워 말레이시아와 UAE로만 수출되고 있다. 할랄 도축은 무슬림 전문가가 ‘비스밀라’와 ‘알라후 아크바르’를 선창한 뒤, 동물의 눈을 가리고 메카 방향으로 머리를 향하게 한 후 즉사시키고 피를 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내에서는 말레이시아 출신 무슬림 도축사가 이 전 과정을 맡고 있다.
김동억 한국이슬람교 재단 이사장은 “서울 이문동의 튀르키예군 막사에서 시작된 한국이슬람교가 어느덧 70년이 됐다”며 “평화를 추구하는 종교로서, 앞으로도 상호 이해와 협력의 가치를 확산시키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