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단개혁 20주년 기념 3차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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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종단개혁 2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법등스님)는 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종단 개혁불사의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종단개혁 20주년 기념 제3차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국불교의 대표적 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의 스님들 가운데 상당수가 하루하루 잘 곳과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등 여러 가지 문제와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미나에서 ‘종단 개혁불사의 과제와 전망’에 대해 토론하고 있는 각계 인사들. 왼쪽부터 사회자 법안 스님, 토론자 일문 스님, 기조발제에 나선 현응 스님, 토론자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 토론자 류지호 월간 불광 주간, 토론자 박재현 월정사 종무실장.

‘조계종단의 미래와 과제’라는 주제로 기조발제에 나선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은 “종단은 1994년 종단개혁불사를 거치면서 오늘날까지 많은 성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개선하지 못한 주요한 문제들이 있다”고 밝혔다.

현응 스님은 “조계종단의 전체 승려(약 1만 명) 중 소수를 제외한 대다수가 의식주 등 기본생활 대책이 안정적으로 마련되지 못했다”면서 “고정적이고 정기적인 보시금(월급)도 없고, 숙소나 연구공간을 갖지 못한 채 불안정한 떠돌이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 이어 현응 스님은 종단의 기본적 역할에 대해 “첫째는 기본적으로 사찰의 재산(산보정재)을 엄정히 보호 관리하고, 둘째는 스님들의 기본적 복리를 뒷받침하는 일을 해야 하며, 셋째는 스님들이 사찰과 종단을 기반으로 수도와 전법교화를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종단 출범 50주년, 종단개혁불사 20주년을 맞은 오늘날 종단은 이 세 가지 기본적 역할 중 그 첫 번째 만을 그런대로 이루었을 뿐이다”면서 “종단이 스님들의 기본적 복리 뒷받침과 수도·전법교화 지원까지도 제대로 못하면 스님들로부터 외면 받게 되고, 결국 사찰의 재산인 삼보정재 관리마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밖에도 현응 스님은 “조계종 소속 사찰의 소득이 전체 스님들의 수행과 교화활동을 뒷받침하는데 사용되지 않고 일부 스님과 사찰에 의해 독점되는 현실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며 “종단을 무시하거나 종단과 관계없이 개인적인 대책을 세우는 등의 양상이 이어진다면 자칫 종단체제가 붕괴될 수도 있다”고도 경고했다.

결론적으로 현응 스님은 “종단의 바람직한 미래는 ‘예산회계법’과 ‘분담금 납부에 관한 법’의 시행여부에 달려있다”면서 “10년 이내에 완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추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계종 종단개혁 20주년 기념 제3차 세미나가 열린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 전경.

이날 기조발제에 이어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가 ‘현대사회의 메가트랜드와 미래를 대비하는 조계종의 과제’, 중앙종회 총무분과위원장 일문 스님이 ‘종단과 사찰의 재정과 운영에 대한 대안’, 류지호 월간 불광 주간이 ‘바람직한 종단의 인사와 선거, 제도에 대하여’, 박재현 제4교구본사 월정사 종무실장이 ‘교구제의 변화 및 발전 방안에 대하여’를 주제로 각각 토론문을 발표했다.

한편, 기념사업추진위는 지난 4월 10일 종단개혁 20주년 기념식 후 ‘94년 종단개혁의 의미와 성과’라는 주제로 제1차 세미나를 열었고, 7월 10일 ‘개혁불사 20년, 무엇이 변화했는가’라는 주제로 제2차 세미나를 진행한 바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이번 제3차 세미나의 취지에 대해 “종단개혁의 의미와 성과를 조망하고 종단의 미래 지향점을 정리함으로써 종단개혁의 성과를 이어가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며 “종단 미래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통해 개혁 정신에 근거한 종단의 미래상을 구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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