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0일, 희생자를 위한 위령재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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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가족의 품으로 아직 돌아오지 못한 10명의 실종자들의 귀환을 기원하기 위한 추모행사가 마련됐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이하 종단협)가 주최하고 대한불교조계종이 주관하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위령재’가 2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연지동 소재 조계사 대웅전에서 유가족 10여 명을 비롯,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도정 스님,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불자 등 2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24일 오전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위령재에 참석한 유가족 대표들이 헌화하고 있다.

종단협 사무처장 각우 스님의 사회로 열린 이날 위령재는 타종을 시작으로, 묵념,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 유가족 및 각계 대표의 헌화, 분향, 종단협 회장 자승 스님의 추도사, 김병권 세월호 참사 가족 대책위원장의 추모사, 천도재(의식), 대중 헌화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자승 스님은 추도사를 통해 “오늘 우리는 참사 발생 100일을 맞아 하루 빨리 남은 실종자 모두가 가족의 품에 돌아오기를 기원한다”면서 “세월호 특별법은 유가족들과 국민 다수가 납득하는 방향으로 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승 스님은 “원인을 명백하게 밝히고 재발방지시스템을 갖추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나아가 생명의 가치가 그 어떤 가치보다 우선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도 ‘돈이 아닌 사람이 중요시 되는 세상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모사에 나선 김병권 대책위원장은 “참사 이후 많이 생각하고 많은 자료를 보면서 알게 된 사실 중 대표적인 것이 사람의 생명보다 돈을 더 귀하게 여기는 세상에서는 사람들이 안전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 사회는 이미 사람의 목숨보다는 돈을 중시하는 것 같다”면서 “본래대로 돈보다는 사람의 생명이 우선시 되는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천도의식이 봉행되고 있다.

특히, 이날 위령재에서는 조계종 의례위원장 인묵 스님이 집전하는 천도의식이 봉행됐고, 천도재를 봉행하는 동안 유가족과 참석자들은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며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한편, 진도 팽목항에서는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아 실종자의 귀환을 기원하는 법회가 열렸다. 참사 발생 직후부터 현재까지 구호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조계종 긴급재난구호봉사단(본부장 법일)은 24일 오전 10시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자 귀환 특별 기도법회를 봉행하기도 했다.


김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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