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이프웨이 리서치, ‘복음주의적 신앙과 정체성’ 조사

복음주의자 투표, 신앙보다도 정당과 인종에 좌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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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라이프웨이 리서치는 지난 6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미국인 중 스스로를 ‘복음주의자’로 밝히는 사람들 과반이 실제로는 복음주의적 신앙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진=라이프웨이 리서치 홈페이지)


미국의 복음주의자들 태반이 실제로는 신앙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기독교 복음주의 전문 연구소인 라이프웨이 리서치가 지난 6일 공개한 ‘복음주의적 신앙과 정체성’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 중 스스로를 ‘복음주의자’로 밝히는 사람들 과반이 실제로는 복음주의적 신앙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남동부의 테네시 주 주도 내시빌에 본부를 둔 라이프웨이 리서치의 스캇 맥코넬 상임이사는 “미국인 4명 중 1명(24%)이 (스스로를) 복음주의적 기독교인이라고 말한다”면서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믿는 바에 대해 항상 확신하는 건 아니다”고 밝혔다.

이들 중 절반에 못 미치는 45% 가량만이 핵심 복음주의 신조에 강하게 동의해, 복음주의자들의 정체성과 신앙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복음주의 기독교인이라고 밝히는 ‘자칭 복음주의자’ 대부분이 남부에 거주하는 백인으로 공화당 지지자며 매주 교회에 나가지만 이들 중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복음주의’란 용어를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프웨이 리서치는 성서와 예수, 구원, 복음주의 등 4개의 신조 모두에 강하게 동의하는 이들을 ‘신앙 복음주의자’로 규정했는데, 대략 15%의 미국인들이 ‘신앙 복음주의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신앙 복음주의자’ 중에서 58%가 백인이며, 23%가 아프리카계 미국인(흑인)이며, 14%가 중남미 출신 미국인(히스패닉), 5%가 기타 인종이었다. 반대로 ‘자칭 복음주의자’의 70%가 백인이며, 14%가 흑인, 12%가 히스패닉이었고 4%가 기타 인종이었다.

‘신앙 복음주의자’는 ‘자칭 복음주의자’보다 교회에 더 자주 나갔는데, ‘신앙 복음주의자’의 73%는 1주일에 1회 이상 예배에 참석한다고 밝힌 반면 ‘자칭 복음주의자’는 61%만이 동일한 대답을 했다.

55%의 ‘신앙 복음주의자’가 미국 남부에 거주하고 있고, 22%가 중서부 지역에, 16%가 서부에 거주하고 있는 반면 6%가 북동부 지역에 거주하고 있었다. 반면 ‘자칭 복음주의자’의 48%가 남부에, 25%가 중서부에, 7%가 서부에, 9%가 북동부에 거주하고 있었다.

2/3 가량(65%)의 ‘신앙 복음주의자’가 공화당 지지자였으며, 30%가 민주당 지지자였다. 4%는 어느 당도 지지하지 않았다. 반면 ‘자칭 복음주의자’는 64%가 공화당 지지자, 33%가 민주당 지지자, 3%가 어느 당도 지지하지 않은 이들이었다.

연령대별로는 65세 이상 미국인들의 31%가 복음주의자로 19%가 복음주의 신앙을 가지고 있는 반면, 18세부터 34세 사이에서는 22%가 복음주의자였고 10%만이 복음주의 신앙을 가지고 있었다.

교육 수준별로는 더 많은 교육을 받을수록 복음주의자는 더 적었는데, 고졸 학력자의 1/4가량(26%)과 전문학사 학위를 가진 이들의 28%가 복음주의자였고, 학사 학위 소유자의 9%, 석사 이상 학위 소유자의 12%가 복음주의자였다.

복음주의자를 지칭하는 또 다른 표현인 ‘거듭난 자’(born again)에 대한 선호도는 흑인들이 49%로 백인의 27%, 히스패닉 24%, 기타 인종 19% 등보다 높았다. 이에 대해 맥코넬 상임이사는 흑인들이 실제 복음주의 신앙을 가지고 있어도 ‘복음주의자’란 용어가 대체로 백인 기독교인을 지칭하는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에 ‘거듭난 자’라는 용어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들 복음주의자들은 정치적 투표 행위에서 신앙보다도 지지 정당이나 인종으로부터 더 큰 영향을 받았는데, 이러한 성향은 ‘신앙 복음주의자’와 ‘자칭 복음주의자’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맥코넬 상임이사는 ‘어떤 신앙을 하고 있느냐’보다는 ‘어떤 정당을 지지하느냐’와 ‘어떤 인종에 속했느냐’가 정치적 행위를 예측하는 주요 변수가 된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월10일부터 12일까지 18세 이상의 미국 인구를 대표하도록 고안된 인터넷 사용 가능한 위원단에서 전화번호와 집주소를 대상으로 무작위 층화추출 방식으로 표본을 선정해 전화나 이메일로 진행됐다. 다시 표본은 가장 최근의 미국 인구총조사 결과를 반영하기 위해 성별과 연령, 인종(민족), 지역, 거주지, 주택소유, 교육, 수입 등에 따라 가중치가 부과됐고, 이 과정을 통해 모두 1000명의 응답자 표본이 최종 선정됐다. 95% 신뢰구간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손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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