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과 종교, ‘융합’의 근원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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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영 교수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관련 기술의 발전이 놀랍고 그 기술을 활용한 산업화의 속도가 매우 빨라서 모두가 변화의 속도를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제4차 산업혁명에 동반해 변화하는 미래 사회상에 대한 논의는 어느 때보다 흥미로운 주제가 됐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인간은 과거보다 여유 있는 삶을 향유하게 될 것이다. 첨단과학기술이 발전하면 인간의 여가시간이 늘어나고 사람들은 자신들의 의미 있는 한평생을 위해 다양한 경험을 탐색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종교의 사회적 역할은 증대된다.

현재 구체적으로 가시화되고 산업 분야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증강현실/가상현실, 사물인터넷, 3D프린팅, 자율주행 차량, 로봇, 스마트공장 등이 있다. 실제로 제4차 산업혁명의 도구들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게 인간의 삶을 변화시켜 보다 편리하고 안락한 삶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그 부정적인 측면을 지적하는 의견도 상당하다.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고민하고 각자에게 적절하게 의미 있는 경험을 갈구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의 본질과 연결돼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의 문제는 중요하다. 산업혁명으로 물질풍요가 높아질수록 인간의 정신적 안정을 가져다줄 영적구도에 대한 갈구는 높아지는 것이다.

인간 삶의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이 산업트렌드는 다양한 첨단 기술이 복합적으로 교환되는 특징이 있다. 서로 다른 산업의 영역에 있었던 원천기술이 복합적으로 활용돼 새로운 기술로 탄생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기술 적용의 대상도 확대됐다.

대량의 데이터가 축적돼 새로운 법칙이 창출된다. 인간이 기계와 접목되고 생명과 생명의 DNA가 접목돼 새로운 종이 탄생된다. 작금의 기술융합은 인간사회와 자연계를 거대한 융합의 회오리로 몰아넣고 있는 중이다.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객체 간의 거대한 융복합 과정을 거치면서 앞으로의 우리는 거대한 하이브리드융합(hybrid convergence)의 과정을 거쳐 가게 될 것이다.

즉, 물질과 비물질(생명)의 융합, 인간과 기계의 융합, 종(種)의 융합, 나아가 가상현실과 현실의 융합에 이르기까지 과거에는 영역 간의 경계가 뚜렷했던 존재물들이 융합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존재물로 진보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우리가 존재하는 시공간의 세계는 시간적으로 과거·현재·미래가 뚜렷이 구분되고 공간적으로 경계가 구분돼서 다분히 정적인 세계였다면, 미래 세계는 시간적으로 역동적이고 공간적으로 다차원적 세계로 재편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객체들의 양상이 변화하기 때문에 인간과 피조세계에 대한 기존의 관점과 이론이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재고찰돼야 할 것이다.

많은 학자들이 제4차 산업혁명의 융합의 특징은 그 초지능성과 초연결성에 있다고 말한다. 인공지능 ‘알파고’의 딥러닝의 사례를 봐서 알 수 있듯이 초지능성(hyper-intelligence)은 개발자가 알고리즘을 사전에 설정하지 않아도 스스로 규칙을 발견하고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기계의 탄생을 의미한다. 인간이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지식이 기계에 의해서 생성되고 소멸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에게 요구되는 사고는 줄어들게 된다. 개입이 최소화되고 관리의 편리성이 증가해 인간사회에는 거대한 잉여의 시공간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또 다른 특징은 초연결성(hyper-connectedness)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류가 서로 간에 연결되고, 센서 기술의 발달로 사람과 사물이 연결되며, 사물인터넷의 발달로 사물과 사물이 연결된다.

마지막으로 가상현실기술을 통해 가상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가 연결되는 등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객체들은 서로 상호 연결되는 특징을 지니게 된다. 거대한 연결망을 통해서 연결되지 않는 객체의 존재가치는 희박해지고 개별 객체에 대한 지엽적 관리는 감소해 세계는 바야흐로 하나의 세계를 지향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에 즈음해 융합의 과정을 통한 영적혁명, 혹은 종교혁명을 유도할 준비가 돼 있는가? 융합의 시대를 선도할 종교 융합의 과정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가?

만약 현대 종교계가 개별적이거나 혹은 합심해서 새로운 형태의 가르침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인류는 엄청난 정신적 고통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버튼 하나로 모든 것이 쉽게 이뤄지는 미래 사회 속에서 ‘나’라는 존재의 의미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해결하는 종교가 생존하게 되고 사회를 주도할 수 있으며, 이런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종교는 소멸의 위험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기술의 융합이 객체의 융합을 이끌었듯이 종교적 가르침의 융합이 또한 그런 혁명을 추동하지 않을까? 이런 갈림길에서 종교 간의 대화에 대한 필요성도 증대되고 이에 따라 종교혁명도 가능하지 않을까 감히 상상해 본다.

하나의 제기되는 문제는 바로 신의 존재,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질문이다. 미래의 인공지능의 역할은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확장을 거듭해 중요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인간의 판단을 대신할 것이며, 방대한 데이터와 학습을 바탕으로 인간 사고의 한계 너머에서 대안을 제시하고 미래를 예견하는 등 과히 ‘신’의 입장에서 그 존재감을 발휘할 것이다.

DNA를 다뤄 새로운 종을 탄생시키는 생명공학의 발전과 자유의지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로봇의 등장으로 신이란 무엇이고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다시금 진지하게 다가올 것이다. 근원적 존재에 대한 질문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특히 본질에 대한 질문은 기술변화에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미래세대인 청년층에 큰 영향으로 작용해 기술발전에 의한 정신고갈의 상황은 점점 가속화될 수도 있다. 이 역사적이고 전통적인 존재론적 질문의 중요성은 여전히 심대하다.

제4차 산업혁명이 종교계에 던지는 질문은 그 기술의 활용에 대한 도구적 문제가 결코 아니다. 본질적인 질문은 인공지능 로봇이 피조세계의 창조주 하나님이 어떻게 다른가 하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종교계는 서로 적극적으로 합심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윤도영 교수 (선학UP대학원대학교·교회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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