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 비잉, 웰 러빙, 웰 에이징, 웰 다이잉, 웰 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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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태 교수

우리가 인간으로서 생존하기 위해 해야 할 것이 참 많다. 하루 2~3끼니를 먹어야 하고, 잠을 자야 하고, 직장에서 돈을 벌어 경제생활을 꾸려야 하고, 대인관계에 신경을 써야 하고, …. 그리고 미래를 위해 늘 새로운 비전을 찾아야 한다. 현재보다 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발전하고 성장하고 확대하기 위해 늘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이 우리 인간이다. 그런 자세로 노력하는 자에게 비전은 단비처럼 다가온다.

21세기 비전을 요약한 것으로 ‘다섯 가지 잘 하기’ Five Wells를 제안하고 싶다. 그것은 Well Being, Well Loving, Well Aging, Well Dying, Well Having이다. 이들 중에서 세 가지는 이미 널리 보편화됐고, 여기에 새로 Well Loving과 Well Having 두 가지를 추가했다.

첫째, Well Being이다. 이는 ‘잘 먹고 잘 살자!’로 널리 인식돼 있다. 그래서 Well Being이라고 하면 주로 먹는 것과 관련되고, 음식을 요리해 맛있게 먹는 방송인 ‘먹방’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흔히 선진국가로 들어서는 단계에서 국민소득이 1인당 3만달러를 넘으면 먹방이 주류를 이룬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을 ‘하늘(천)을 모시며 잘 먹고 잘 살자!’로 재해석하고 싶다. 여기서 ‘하늘’은 각자가 모시는 신앙의 대상이다. 인간은 세속적 존재면서 성스러움을 추구하는 가치추구욕을 충족하려 한다. 환언하면 성속일여(聖俗一如)의 삶을 살기를 원한다. 그런데 요즘은 영성적 존재가 되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할 텐데, 자꾸만 물량적 존재에 더 이끌리고 있어서 걱정이다.

특히 종교에 대한 관심이 점차 멀어지고 있어서 걱정이다. 작년 한국인 중에서 종교 있는 자가 21,553,674명(44%), 종교 없는 자가 27,498,715명(56%)으로 나타났다. 처음으로 통계 조사에서 종교인구가 적은 현상이 일어났다. 이 결과에 대해 무엇보다도 종교인이 책임을 절감해야 할 것이지만, 비종교인들도 냉철히 자기 인생의 좌표를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인간은 잘 먹고 장수하는 것이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고결한 인간, 영성이 풍부한 인간, 사랑의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인생관에서 종적으로는 애천 사상 확립으로 하늘을 공경하고, 횡적으로는 애인 사상 확립으로 널리 모든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 하늘 공경과 인간 사랑이 종횡으로 조화를 이룰 때에 참인간으로서 보람된 생활을 할 수 있다. 이는 인생관 형성에서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둘째, Well Loving, ‘사랑을 잘 하자’다. 사랑에도 종류가 많다. 사랑다운 사랑, 고상한 사랑이 될 때에 그 사랑을 나누는 이들은 더욱 아름다워지고 만족도가 높다. 퇴폐적인 사랑, 바람기 있는 사랑, 불륜 등은 사람을 망가뜨린다.

지난주에 출장을 갔다가 어느 역전 광장에 있는 플래카드를 봤다. “군대 형법 92조 6항을 폐지하라”는 것이었다. 이 법은 군대 내부에서 동성애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플래카드를 붙인 이들은 군대 내부에서 자유롭게 동성애를 하게 허락하라는 주장이다. 이는 재고해야 할 것이다.

남성들 대부분이 군대를 다녀오게 되는데, 군대에서 동성애를 하게 되면 제대 후에 정상적인 결혼 관계가 힘들게 될 것이다. 동성애 합법화가 세계적인 대세가 되고 있는 추세지만 사랑을 잘 하기 위해 좀 더 숙고해야 할 것이다. 소수자 인권 보호라는 주장이 나중에는 심각한 성 가치관 혼란으로 나타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정치적 계산으로 처리돼서는 안 될 문제다. 소수 인권도 중요하지만 다수의 인권이 더 존중돼야 할 것이다. 소수 인권을 위해 다수 인권이 무시당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수의 건전한 성 문화가 소수의 주장 때문에 붕괴돼서는 안 될 것이다.

셋째, Well Aging, ‘잘 나이 들어가자’다. 인간은 누구나 나이를 먹게 된다. 이 천륜의 대세를 거역할 자는 없다. 나이 들어가는 것, 노인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기피하지 말고, 노련하고 성숙하며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노인이 갖는 흰 머리카락은 하늘이 주신 영광의 면류관이란 말도 있다. 곧 지나갈 청춘의 아름다운 외모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넷째, Well Dying, ‘때가 되면 잘 죽자’다. 나이가 들고 때가 되면 아름답고 결단성 있게 세상을 떠나서 영계로 가는 자세가 요구된다. 육신을 갖고 영원히 이 세상에서 살기는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육신을 천시하거나 지나친 금욕주의에 빠지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간혹 부자들은 시신을 냉동실에 보관해 뒀다가 나중에 더욱 발달된 과학의 힘으로 부활할 것을 고대하는 이도 있다고 한다.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면 다시 이승으로 부활할 가능성은 없다. 그래서 오히려 시신을 냉동실에 보관하는 그 비용을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사용한다면 더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섯째, Well Having, ‘잘 소유하자’다. 여기서 흔히 널리 회자되는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간다’는 공수래공수거를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이가 탄생할 때에는 보이는 복(福)과 보이지 않는 복이 동시에 주어진다. 부모와 조상의 공적과 정성에 따라서 아이의 내면적 자아에 주어지는 복의 풍요 정도가 달라진다. 단지 그 복은 보이지 않기에 없는 것처럼 여겨질 뿐이다.

임종시 육신을 떠날 때에도 그 동안 육신생활을 통해 성장시킨 성숙한 영혼을 가지고 영계로 간다. 부모의 사랑으로 태어나서, 사랑을 나누며 살다가, 사랑의 실적을 남기고 떠난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한다. 여기서 ‘이름’은 곧 사랑을 실천한 실적이다.

그러므로 아름답고 밝게 빛나는 최고 단계의 영혼으로 성숙시키기 위해 육신을 갖고 사는 동안에 우리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육신이 죽으면 결코 끝이 아니라 성숙한 영혼이 영계에서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죽음은 영혼이 영계에 아름답게 탄생하는 희망차고 축복받는 순간인 것이다.

인생의 주기(Life Cycle)는 이상과 같은 5가지 Well들이 잘 정리되고 어우러질 때 좋은 효과를 거두게 돼 있다. 이것은 우리가 탄생하기 이전부터 선유적(先有的)으로 정해져 있는 질서다. 이러한 ‘다섯 가지 잘 하기’가 각종 사회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대중화됐으면 한다. 인류가 ‘5 Wells’ 안에서 참된 평안과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면 21세기 비전의 핵심으로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조응태 교수 (선문대학교·종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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