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 호국불교연구 토론회 개최

‘3·1운동과 불교계 항일운동’ 주제…정리와 전망, 과제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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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령으로 일제 통제를 받는 시대적 한계와 출세간(出世間)의 경향 속에서도 일제강점기 불교계의 항일운동은 의식 있는 승려들에 의해 지속됐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돼야 한다.”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소장 법안 스님)가 지난 11일 서울 견지동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3층 문수실에서 개최한 ‘3·1 운동과 불교계의 항일운동’이라는 주제의 호국불교연구 토론회에서 발제한 수원박물관 한동민 학예팀장의 주장이다.

수원박물관 한동민 학예팀장이 ‘3·1 운동과 불교계의 항일운동’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한 팀장은 “일제강점기 불교계의 항일운동 연구는 이 시기 종교계의 항일운동 자체가 그렇듯 전반적으로 부진한 편이다”며 “이는 종교인 개인의 항일과 활동은 자유롭더라도 교단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권력과 일정한 타협에 의해 유지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단의 조직적인 대응과 참여가 상대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항일운동의 규모와 강도가 상대적으로 미약했던 것이다”며 “특히 불교는 출세간의 경향으로 세속의 일에 무관심한 편이라서 사회적 참여와 활동이 상대적으로 미약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1911년 사찰령 이후 조선총독부에 의해 통제된 불교계는 1941년 조계종 성립 이전까지 자주적인 교단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제대로 된 교단이 없어 집단적 저항이 불가능했던 상태에서 1910년대 불교계 항일운동은 상대적으로 미약할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했다.

1910년대 불교계 상황은 우승열패(優勝劣敗)의 사회진화론적 시대인식과 사찰령으로 제대로 된 교단조차 없어 타 종교보다 상대적으로 항일운동의 성과가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한 팀장은 “당시 불교계는 통일된 행동과 집단적 운동이 불가능했을 것이다”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붓다의 가르침을 올바르게 실천하려 했던 당대 승려들의 인식과 활동은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또, “항일운동은 의혈·대중·무장투쟁 등 직접적인 행동을 수반한 항쟁을 비롯해 문화 및 국학운동 등 간접적인 투쟁도 포함된다”며 “3‧1운동뿐만 아니라 사찰령 철폐운동과 불교전통을 수호하는 운동, 자주적 종단건설의 노력도 넓은 범주에서 불교계 항일운동에 포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무엇보다 항일운동의 폭을 다양하게 파악함으로써 일제강점기 불교계의 역동적인 모습을 복원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아울러 한 팀장은 “의병전쟁기 불교계의 동향, 특히 의병과 일본군에 대한 태도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주제지만 이때의 항일투쟁에 대해서는 체계적 연구가 전무한 상태다”며 “연구가 미비한 개항기 후 불교계의 대응과 동향 등에 대해서도 적극 연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기존 연구에서는 불교계 학교운영이 일본 종파불교의 영향 아래 설립, 운영이 된 측면이 강조됐다”고 지적하며 “친일적 양상에서 보다 자생적으로 운영하는 변화 등 한말 불교계 학교 운영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한 팀장은 “교단적 차원의 조직적 대응 없이 총독부를 비롯한 권력에 견인됐던 상황에서 전통불교의 수호를 위해 노력했던 승려들에 대한 활동과 노력에 대한 적극적 평가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해 한용운에 대한 연구는 문학·불교·역사 등 개별적 연구를 지양하고 총체적 연구가 돼야 한다”며 “다양한 인물 연구는 물론, 종교학·탈근대성·비교종교학·사상의 계보 등 연구 분야도 다양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열린 토론회에선 김순석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과 이동언 독립기념관 전 책임연구위원, 김경집 진각대학원대학교 교수, 이경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등 4명의 전문가들이 ‘3·1운동과 불교계의 항일운동’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특히 김순석 수석연구위원은 “불교계의 항일운동 관련 자료집 발간과 연구 논문을 집대성하는 작업이 절실하다”며 “종단 차원에서는 살아있는 독립운동 주역과 근현대불교사에 족적을 남긴 승려들의 증언 채록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진각대학원대학교 김경집 교수는 “북한지역인 평양, 원산, 신의주 등 대도시에서 행해진 불교운동에 대한 조명이 극히 미약하다”며 “지역에서 일어난 항일운동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가 주최한 호국불교연구 토론회 전경.

한편, 이날 토론회는 불교사회연구소가 호국불교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3·1운동을 비롯한 일제강점기 불교계의 항일운동 연구 성과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불교사회연구소는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까지 3·1운동과 일제강점기 불교계의 독립운동 관련 연구와 자료 수집을 지속적으로 펼쳐 2019년 ‘불교계의 항일운동 종합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김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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