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天心一圓은 부처와 하늘님, 수운 최제우를 같은 존재

보통 두 번 절, 각각 건전한 마음과 건강한 몸을 위해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 이메일보내기

"모시고 안녕하십니까"

이 말은 동학계 신종교 수운교에서 행하는 인사법이다. 뭘 모시고 안녕하란 말인가. 창조주 하늘님이 만물의 영장인 인간을 지을 때 선하고 좋으며 같은 길로 가게 했지만 각자유심. 마음이 모두 다르고 자기 자신도 마음을 잘 모른단다. 이에 자기의 마음을 잘 간직하고 올바르게 지켜야 한다는 가르침이 바로 수심정기(守心正氣)다. 수운교에서 제일로 치는 수행원칙이다. 그래서 '마음을 바로 모시고 육신인 몸을 안녕케 하라'는 뜻이라는 것.

수운교의 성전 도솔천의 전경. 이 건물은 대전시 유형문화재 제28호로 지정돼 있다.
보통 유교식 예절에 따라 절은 한번 하지만, 수운교는 두 번 한다. 한번은 마음을 위해, 나머지 한 번은 건강한 몸을 위해서란다. 죽은 사람을 위해선 세 번하는 게 관례다.

제일의 수행원칙 ‘守心正氣’

수운교는 1923년 출룡자 이상룡이 서울에서 창립한 동학계 종교로 보면 맞다. 수운교단에선 1822년 4월 15일 경주에서 출생한 이상룡 교조를 수운 최제우와 동일인으로 믿으며 '수운천사'로 부른다. 수운(水雲)은 동학을 창시한 최제우의 호다.

교단에 따르면 이상용 교조가 1920년 '수운교를 포덕하라'는 하늘님의 지시를 받고 통령(通靈)함과 동시에 수운 최제우의 영이 이 때 그에게 옮겨왔다는 것. 그래서 수운교 교조 이상용을  두 성을 가진 '이최출룡자'로 부르고 있다.

교리를 통해 수운교는 '불천심일원(佛天心一圓)의 무극대도(無極大道)로 유불선(儒佛仙)합일의 천도'라고 밝히고 있다. 여기서 불천심일원은 부처와 하늘, 마음이 하나라는 얘기다. 즉, 동학의 무극대도 사상을 기본으로 하고 유불선 사상을 아우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수운교에서는 아미타불・석가세존・옥황상제・하늘님・수운 최제우를 한 몸으로 여기면서 신앙의 대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불천심일원이란 부처와 하늘님, 수운 최제우를 같은 목적을 지닌 존재로 믿고 있다.

이와 관련, 현재 수운교의 최고지도자 김영대(73) 총무원장은 "수운교가 지향하는 최종 목적지는 바로 '세계가 일가동락(一家同樂)하는 도덕세계의 지상천국을 건설하자'는 것"이라며 "정신이 주인이요, 육신은 하나의 옷에 불과하니 세상에 욕심을 부리지 말고 살라는 가르침이 수운천사의 가르침이다"고 말했다.

기본강령은 유·불·선의 원리를 근간으로 포덕천하·광제창생·보국안민함으로써 동서양이 화합하는 용화세계, 즉 지상천국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학의 주요 가르침이 인내천이라면 수운교는 사람을 하늘 모시듯 하라는 '사인여천(事人如天)'을 중요한 실천덕목으로 삼고 있다.

수운교는 유불선 합일의 천도

현재 수운교 본부는 대전시 유성구 추목동 금병산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교단을 방문하기 위해선 국군간호사관학교와 육군교육사령부 등을 거쳐 들어가야 한다. 위치상 군 시설단지와 이웃해서인지 상당히 고즈넉하고 차분한 정취가 묻어난다. 수운교 문을 들어서면 솔밭으로 이어져 있고, 바로 왼쪽에 수운교 본부 사무실 건물이 있다. 1929년 건축된 이 건물은 현재 등록문화재 제334호인 대한민국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현재의 수운교 본부가 있던 마을은 대전직할시로 편입되기 전 충남 대덕군 탄동면이었다고 한다. 한자 ‘炭’은 바로 숯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곳의 옛 지명은 '숯골'로 불리기도 했다고. "연료로 쓰는 숯은 에너지를 뜻하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힘을 쓰는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고 수운교 건립 당시 수운이 전했다"고 오창윤 교무부장이 덧붙였다.

이어 오 부장은 "백두대간의 정기 흘러 내려와 계룡산에 부딪혀 금병산 자락에 머무니 이곳에 대덕연구단지에 수많은 인재 석학들이 몰려들지 않았겠나"라고 강조했다.

현재 수운교 본부의 대표적 시설물은 본성전 도솔천을 비롯, 봉령각, 법회당, 용호당 및 장실, 수운교 본부 사무실, 종각과 범종 등이 있다. 이중 수운교 도량에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도솔천과 봉령각, 법회당을 수운교의 3단 성지로 부른다. 봉령각은 주로 기도를 하는 곳이고, 법회당은 법일 예배와 함께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기도 하다. 현재 봉령각은 문화재 보수 작업 중이어서 출입할 수 없다.

백두대간 정기 금병산에 모여

'도솔천(兜率天)'이란 불교에서 말하는 극락세계, 평화세계를 뜻한다고 한다. 본 성전인 도솔천궁은 출룡자 수운천사가 직접 도안하고, 경복궁 중건에 참여한 도편수 최원식이 1929년 건축했다. 이 건물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중앙북쪽 벽이 천단(天壇)인데, 그 가운데 하늘님의 위를 상징하는 사각형의 금단보좌가 있고, 좌우로 고려말 국사 나옹선사와 수운을 상징하는 해와 달, 그 좌우바깥쪽으로 자미성과 삼태성, 동서남북 사대칠성의 28수를 모형으로 조성, 봉안해 대우주의 실상을 36별자리가 그려져 있다. 천단 바로 앞에는 단군 석가 노자 공자의 네 위패가 세워져 있다.

김영대 총무원장이 좌담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이에 오창윤 부장은 "사실 이 건물 구조와 천단의 내용을 살펴보면 한마디로 '종교철학의 집대성'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솔천 건물 좌우엔 대전시 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된 석종이 놓여 있다. 이 돌은 나라에 길흉화복을 점치는 신비한 기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고. 원래 충남 보령에 있었던 걸 수운교 교인이 옮겨왔다고 한다. 또, 도솔천 앞 광장엔 30만 선인군자를 모실 만성당(萬聖堂) 건립기지와 함께 잔디밭 바닥에는 교기인 궁을기 모양으로 주춧돌이 놓여있는 게 독특하다. 궁을기를 수운교는 ‘지상천국을 상징하는 동시에 하늘과 땅이 열리고 닫히는 조화문’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도솔천, 종교철학의 집대성

수운교 의식은 청수봉전(淸水奉奠)이 기본이다. 맑은 물로 부처님을 모시고 물처럼 유연한 삶을 살라는 의미가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노자사상과 일맥상통하는 지점이다.

주요 의례로는 음력 10월 15일 개교기념일을 비롯, 음력 4월15일 천사탄강일, 음력 정월 1일 원단절 등이 있다. 용호문·광덕문·보화문·성덕문 4개 문으로 둘러싸인 도솔천 천단에서는 매일 조석 예경과 매월 초하루, 보름에는 삭망 치성기도를 행하고 있다. 

이중 '최존(最尊)의식'으로 불리는 대표적 행사는 음력 4월 15일 탄강기념식과 10월 15일 개교기념식이다. 양력 5월 9일 거행되는 탄강기념식도 주요 의식으로 치고 있다.

또, 수운교 의례 중 특이한 점은 의복에 있다. 노자사상을 담아 디자인된 선복은 주로 법회나 의식 때마다 입는다. 선복의 회색은 '겸손'을 의미하는 색채로 승복이나 수녀복의 색깔 역시 같음을 알 수 있다. 동학에 검무가 있다면 수운교에는 바라춤이 있다.

특히, 정례 법회가 열리는 법회당 벽에 그려져 있는 '삼천대천세계도'가 눈에 띈다. 이 그림은 수운교의 우주관을 보여준다. 우주는 상천, 중천, 하천 등 삼천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이다. 상천은 무량광계, 중천은 도솔천계, 하천은 인간계를 말하는데, 수운교는 아미타불・하늘님・수운 최제우가 상천, 중천, 하천을 각각 주재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

수운교 우주관 '삼천대천세계도'

한편 수운교 역시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재산상 화를 입기도 했다. 1983년 당시 '국방군사620사업'의 일환으로 계룡산과 금병산 일대의 모든 민간시설이 철거당해 수운교도 이때 본부 내의 시설물과 부지 5만여 평을 수용당하고 본부의 철거를 강요당하는 수모를 겪은 바 있다. 결국 대법원 재판 끝에 패소했으나, 1988년 제6공화국이 들어서 도솔천궁 봉령각 법회당 등 주요 시설물과 일부 부지 1만여 평을 환수했다.

또, 수운교는 일제강점기 말 극심한 종교탄압을 피하기 위해 1938년 일본의 진종불교(眞宗佛敎)와 함께 불당을 짓고 아미타불을 안치, 흥룡사(興龍寺)란 간판을 걸고 활동한 전례가 있어 민족사에 자유롭지 못한 역사를 갖고 있기도 하다.

기본경전은 동경대전(東經大全) 용담유사(龍潭遺詞) 동도전서(東道全書)  훈법대전(訓法大典) 불천묘법전수 경념총화 통훈가사 등 7개이고, 친필문헌 성법대전 수도진리명론 용운가 등이 있다.

수운교의 중앙 조직은 3원체제로 이뤄져 있다. 3원은 실질적 교단의 종무적 책임과 집행을 책임지고 있는 총무원, 심의 의결을 맡고 있는 법사원, 감리 감찰을 맡고 있는 감리원을 말한다.

지난 1999년 당시 문광부에 재단법인으로 등록한 수운교는 현재 전국의 교역자가 100명 정도에 이르고 1만 가구에 교인들이 있다.

수운교 본부 사무실의 모습.
현재 교단 내에 수운교청정봉사단(단장 김옥산)과 금병봉사단(단장 임성수)이 사회봉사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내 독거노인들과 자매결연을 맺은 독거노인들을 방문해 청소를 해주거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작업과 어르신들을 위해 말동무가 돼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수운교 측은 설명했다. 이중 청정봉사단은 제주지역에 결성된 단체다. 현재 교단 내 사회복지시설, 교육기관 건립 등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이웃종교와 교류 활동 적극적

이와 함께 타종단과의 교류활동과 더불어 평화운동은 지난해 한국종교인평화회의 7대 종단들과 함께 하는 이웃종교와의 스테이체험행사, 한국종교협의회 주관 초종교포럼 행사를 갖는 등 비교적 외부 종단과의 대화에도 적극적인 편이다.

사실, 수운교는 8.15광복 이후 1948년, 1949년 태극지하종교연합회, 태극지하성정통일종교연합이라는 종교연합운동을 펼쳐온 역사가 있다.

병풍 모양의 금병산을 경계로 한쪽에는 수운교가, 반대쪽 세종시 방향으로 민족종교 금강대도총본산이 대전시 추목동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게 그저 우연으로 생각하기엔 예사롭지 않다.

이건재 기자

[종교평화를 선도하는신문] 기사제보:jknewskr@gmail.com

[ⓒ 종교신문 & jknews.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