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총회 사회봉사부, 사회복지 현안세미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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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회신학대학교 성석환 교수는 21일 “한국교회는 청년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 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지역사회에서 소통하고 변혁을 일으킬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교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사회봉사부가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한 ‘한국교회와 청년복지’라는 주제의 사회복지 현안세미나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국사회의 청년문제에 대한 공공신학적 이해’를 주제로 발제에 나선 그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통계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은 2012년 9%, 2013년 9.3%, 2014년 10%로 매년 증가하고 있고, 최근 통계청 자료에선 2015년 4월 현재 10.2%로 이는 1999년 이래 최고치다”고 설명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성석환 교수.

이는 OECD 중 여섯 번째로 높은 수치라는 것. 그나마도 대부분 비정규직 일자리고, 구직 포기자나 취업 기피용 진학생까지 포함하면 취업률은 더 떨어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성 교수는 “치열한 입시경쟁과 취업경쟁, 이로 인해 사적인 연애나 결혼, 주거, 인간관계 등을 포기하는 이른바 N포세대(불안정한 청년세대의 상황을 보여주는 신조어)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며 “한국사회의 암울한 미래상이 전망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된 원인을 청년들의 현실순응에서 찾았다. 책임에 대한 확신과 저항보다는 순응의 방식으로 현 상태를 받아들이도록 했다는 것이다.

또, 이러한 현실순응의 원인에 대해서는 ‘구조적인 사회적 조건’과 관련돼 있음을 밝혔다. 즉, 비판적으로 행위를 할 청년의 능력을 우리 사회가 잠식했다면, 그래서 점증하는 불의를 일상에서 마주쳐도 그들이 과감히 저항하지 않는다면, 중요한 것은 그들의 역량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조건에 있다는 말이다.

성 교수는 “대학의 공공성이 사라지고 기업화가 가속화되자 비판적 시민성 교육과 인문학 교육이 줄어들게 됐다”며 “학생들이 자신들에게 부과되는 과도한 사회적 부담들에 눌려 비판하거나 저항할 생각조차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청년문제에 대해 한국교회가 시급히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사회학자 오찬호는 저서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의 결론에서 ‘기회의 균등’, ‘과정의 공정함’, ‘결과의 정의로움’이 보장돼야 지금 괴물이 돼버린 청년세대를 치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성 교수는 “그렇지 않으면 차별에 자신이 당하는 것을 인정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남을 차별하는 것 역시 정당화될 것이기에, 먼저 기성세대가 공평하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규칙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해결의 시작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지역사회와 함께 공동체적 삶을 사는 것을 선교라고 인식하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기독교의 공적인 역할 강조는 물론, 지역사회와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먼저 청년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참여의 공간, 연대의 경험이 제공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며 “지역사회를 단지 전도의 대상으로만 간주하고 수행하는 복지사역을 넘어 자연스럽게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대화하고 공론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들과 만나 우선적으로 요청되는 참여와 연대의 실천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자원을 동원하는 경험이 필요하다”며 “참여의 경험을 통해선 공공성을 회복하고 교회 밖에서 실천되는 다양한 공동체 관련 사업들에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정무성 교수도 “한국교회의 역할은 곧 공동체성 회복에 있다”며 “현대 도시사회에서 전근대적 가치로 여겨질 수 있는 공동체성의 가치는 ‘마을 만들기 지원사업’ 등을 통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저출산 고실업 시대의 청년복지 정책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정 교수는 “청년문제는 더 이상 개인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정책적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정책방안으로 ‘청년복지정책으로 기본소득보장’, ‘지속가능한 복지사회 구축’, ‘경제와 복지의 선순환 구조개선’ 등을 제시했다.

이밖에 N포세대를 대변하는 청년들의 발제도 이어졌다. 발제에는 기독청년아카데미 정인곤 사무국장과 한국기독청년협의회 데나리온 은행 담당 이충희 간사,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박제민 간사 등이 나섰다.

특히 정인곤 사무총장은 “기독교청년아카데미 상근활동가로 10년째 살아오면서 다양한 청년들과 직접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하면서 상담했는데, 기독청년들이 바라는 것은 공동체성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예장총회 사회봉사부가 주최한 사회복지 현안세미나 전경.

그는 “청년들은 교회의 비민주성, 폐쇄성 등에 대해 불만을 가지지만 이를 함께 고민하고 얘기 나눌 관계가 없다는 것에 좌절하고 있었다”며 “공동체성을 회복해 신뢰하는 관계를 통해 교회다운 교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청년들이 바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충희 간사는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청년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청년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문제가 아니라,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 구조의 문제이기 때문에 어른들의 변화 책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는 한국교회에서 청년들의 수가 줄어드는 현실을 개선하고, 청년문제 해법을 통해 정부·지자체 등과의 협력방안도 모색해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김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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