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역사 교육 현실이 민족성을 잃고 재식민지화 도구로 쓰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균학회 박성수 회장은 대한독립선언선포
97주년을 기리기 위해 지난
1일 삼균학회가 서울 종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개최한 학술회의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
박 회장은
‘
我가 없는 역사와
我가 있는 역사
’를 주제로
“역사는 바로 나
(
我
)요 우리 오등
(
吾等
)이다
”며
, “나를 알려면 나라를 알아야 하고 나라를 알려면 역사를 알아야 한다
”고 주장했다
.
|
삼균학회가 대한독립선언선포 97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학술회의에서 박성수 회장이 ‘我가 없는 역사와 我가 있는 역사’를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
그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친 제국주의 열강들은 다시 동서 냉전을 맞아
50여년의 세월을 흘려보냈고 우리나라도
6·25전쟁 이후 분단시대를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고 꼬집었다
.
이어
, “역사학은 이런 변화를 배경에 두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 어디로 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며
, “근대화나 선진화 같은 말은 서유럽 역사가들이 꾸며낸 위학
(
僞學
)이고 우리는 지금껏 그것을 현실로 잘못 봐 속고 있는 것이다
”고 개탄했다
.
또
, 박 회장은
“서구중심 근대 역사학의 큰 변화는
‘정치사
’를 버리고
‘사회경제사
’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것이다
”며
, “경제사나 문화사를 앞세워 아시아가 스스로 산업화를 할 수 없고
, 문화적으로 뒤떨어진 나라라고 비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고 말했다
.
서구 사회학의 내용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류학인지 역사학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바뀌었다고 지적한 박 회장은
“서구 사회학에서 파생된 새로운 해외사를 조심해야 할 큰 이유는
‘아시아의 식민지화
’라는 목적을 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고 강조했다
.
덧붙여
“해외사의 주제가 아시아의 발전이 아니라 아시아의 문화를 서구의 문화와 비교해 얼마나 뒤떨어진 사회와 문화인지를 설명하려는 데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고 강하게 비판했다
.
박 회장은
“한국사의 목적이 한국화에 있지 않고 한국의 서구화 측량만을 위한다면 지난날 일제가 식민사관으로 만들어 낸 조선학과 다를 바가 없다
”며
, “한국의 고유한 문화가 무엇이며 그것이 얼마나 오늘날 필요한 일인지를 알아내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고 전했다
.
이에 따라
. “한국사는 한국적 가치의 재발견을 목적으로 삼아야 하는데
, 과거 식민지 시대 때 국외로 빼앗긴 자료들이 많아 자기 집 물건을 도둑 집에서 찾는 꼴이 됐다
”며
, “해외에서 자국의 역사와 자료를 공부한 학생들이 한국의 교수가 돼 해외의 방식대로 가르치게 되는 악순환은 새로운 각도의 재식민지화일 뿐이다
”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
|
삼균학회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대한독립선언선포 97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개최한 학술회의 전경 |
그는
“지금도 서구는 자신들이 우월하다는 의식에서 조금도 후퇴하지 않았다
”며
, “민족주의를 국수주의
, 심지어 범죄라고 물아붙이면서 지난날의 식민지 사학이 되살아나고 있는 듯 보인다
”고 우려를 표했다
.
학술회의에 앞서 삼균학회 조만제 이사장은
“지난
1919년
2월 초하루 만주 길림에서 조소앙을 비롯한 여러분이 모여 일제에게 처음으로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며
, “오늘이 바로 독립운동의 시초가 된 날이다
”고 밝혔다
.
이어
, “본 학회는 독립정신을 이어받고 삼균주의 사상을 연구하는 곳으로
,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통일과업에 이바지해 균등사상인 삼균주의 이론도 깊이 연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고 개회사를 전하기도 했다
.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