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단이 여성가족부(장관 김희정·이하 여가부)와 함께 혼례문화 개선과 가족 가치 확산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4대 종단과 여가부는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작은결혼·가족행복 공동 협력식’을 열고,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고비용 혼례문화 개선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 확산’, ‘가족가치 확산과 가족 친화적인 사회 환경 조성 노력’, ‘청소년 역량 개발 및 건강한 성장 지원’ 등을 목표로 상호 협력해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여가부는 4대 종단과 함께 실무 기구를 구성키로 하고, 턱없이 높은 혼례비를 줄이자는 취지의 ‘작은 결혼식 문화 확산’을 위한 릴레이 서명 운동을 전개하기로 합의했다.

또, 4대 종단의 케이블 TV와 라디오 방송, 홈페이지를 활용해 작은 결혼의 필요성 홍보하고, 종단 소유의 시설을 예식장으로 개방함은 물론, 종교지도자가 재능기부 형태로 무료로 주례를 지원하는 방안 등에도 뜻을 모았다.

아울러 종단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연계해 예비부부나 예비부모가 필요한 교육도 쉽게 받도록 할 계획이다.

(왼쪽부터)염수정 추기경, 지원 스님, 김희정 장관, 이영훈 대표회장, 남궁성 교정원장이 공동 선언문에 각각 사인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날 협력식에는 여가부 김희정 장관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 천주교 서울대교구 염수정 추기경, 조계종 포교원장 지원 스님,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등을 비롯해 60여 명의 4대 종단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희정 장관은 인사말에서 “호화 결혼식장이나 부담스러운 축의금, 값비싼 혼수와 예단 등 고비용 혼례문화가 작지만 알찬 결혼문화로 바뀌도록 4대 종단과 힘을 합쳐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많은 청년들이 이를 계기로 작은 결혼식을 결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축사에 나선 지원 스님은 “최근 혼례의 본래 의미가 퇴색됨은 물론 혼례가 과시용으로 변질된 측면이 있다”며 “이런 혼례문화 개선을 위해 여가부와 종교계가 함께 실천 의지를 표명하고 노력해 나간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고 중요한 일이다”고 전했다.

이밖에 염수정 추기경, 이영훈 대표회장, 남궁성 교정원장도 축사를 통해 턱없이 높은 혼례비용과 가족의 가치가 퇴색된 현 상황에 대해 지적하면서 “이 프로젝트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웨딩컨설팅 업체 듀오웨드가 지난 2월16일 발표한 ‘결혼비용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신혼부부 한 쌍당 결혼비용은 주택비용 1억6천835만원을 포함해 평균 2억3천798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주택 자금을 제외한 순수 결혼 준비 비용은 6천963만원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미국의  평균 결혼비용(3천532만원·3만1213달러)의 약 2배 수준이다.

김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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