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교학회, 2015 국제학술대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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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교 교단의 창립 자체가 새로운 교단의 발생이라는 발생학적 측면임을 강조할 때, 그것을 가능하게 한 종교지형의 토양을 중점적으로 고려해 종교지형분류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구가톨릭대학교 박승길(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지난 10일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신종교지형과 연구방법론’이라는 주제의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국 신종교지형과 종교문화’라는 주제로 발제하고 있는 박승길 교수.

‘한국 신종교지형과 종교문화’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선 박 교수는 먼저 “한국갤럽에 의하면 2014년 현재 한국인의 종교 분포는 불교 22%, 개신교 21%, 천주교 7%로 불교와 개신교가 비슷한 비중을 보였으나, 지역별로는 큰 편차를 타나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남의 경우 불교인구가 부산·울산·경남이 42%, 대구·경북이 32%인 반면에 개신교는 부산·울산·경남이 9%, 대구·경북이 13% 그리고 천주교는 각각 부산·울산·경남이 1%, 대구·경북이 9%였다”며 “이와 달리 호남의 경우는 개신교가 광주·전라 31% 그리고 불교는 14%, 천주교는 6%였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런 종교 지형의 차이에 관심을 가졌던 한 언론기관은 이른바 동불서기(東佛西基) 현상을 보도한 적도 있다”며 “이런 동불서기 현상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영호남 및 제주지역의 특징적 신종교 교단에 대한 현지 조사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조사과정을 통해 지역사회라는 차별적 공간에서 형성된 사회문화적 토양이 만들어 낸 특징적인 종교지형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동시에 이는 신종교운동에서 나타나는 종교문화 읽기도 가능하도록 해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신종교운동을 이끈 종교지형을 전북 김제평야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신종교지형인 신불예배형(神佛禮拜形) 유형과 제주도의 신종교지형을 생신방술형(生神方術形) 유형으로 그리고 대구지역의 교권지향형 유형으로 분류한 것은 국내 다양한 신종교운동의 유형을 분류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한 것이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국내 신종교운동은 공통적으로 유·불·선 포함 삼교라는 가치 이념을 담고 있다”며 “이런 유·불·선 포함 삼교의 의미는 유교의 예의와 도덕적 가치를 반영한 제사와 같은 의례와 불교의 미륵불에 대한 대망을 담은 구원의 땅에 대한 기대를 담은 것으로 이해됐다”고 말했다.

또 “창교자의 신앙이력에 따른 분류는 과거 신앙적 계보보다 더 중요한 입신자들의 일상적 문제에 대한 독특한 해답체계가 들어 있는 구제재를 제공하고 있음을 가볍게 생각한 것이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며 “이런 점에서 굳이 교리에 따른 신종교 유형분류는 큰 의미를 가질 필요가 없을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에 종교지형 유형분류라는 방식을 취하게 됐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종교지형에 따른 종교문화의 지역적 차별성을 보다 부각시켜 교단 중심의 신종교연구의 한계를 벗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며 “동시에 이런 종교문화의 지역적 차별성이 정보화 사회에서도 과연 그대로 지속될 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와 개인화된 미디어의 발달이 신종교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연구도 향후 과제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윤승용 이사는 “신종교지형 변동과 지역 종교문화의 특성이라는 층위가 서로 다른 두 주제를 현실적인 구제재와 종교시장의 개념을 가지고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며 “신종교운동을 새롭게 보는 종교지형의 분석 시간을 접할 수 있어서 좋은 계기가 됐다”고 논찬했다.

한국종교학회와 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가 공동 개최한 국제학술대회 전경.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한국종교학회(회장 김재영)와 원광대학교 종교문제연구소(소장 박광수)가 공동으로 주최했고, 11일까지 이틀간 총 14차례에 걸쳐 ‘동학계 신종교의 사회운동사 조명’, ‘한국 종교의 지형과 토대연구’, ‘신종교와 정신건강’ 등의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이와 관련, 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조선 말기에서 시작해 이후 일제 강점기 시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는 한국 종교운동의 큰 흐름을 세계 종교운동의 맥락에서 고찰함으로써 한국의 종교지형과 연구방법 모색을 위한 기초적 틀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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