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70년, 한반도 평화와 종교의 소명-한반도 평화 진단과 해법 그리고 종교인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평화토크’가 지난 24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개최됐다.

1998년 한국 주교로 처음 평양을 공식 방문한 최창무 대주교는 종교인들의 소명의식과 관련 해 “통일문제를 정부가 해야 할 부분과 민간이 해야 할 부분을 합의해서 나눴으면 좋겠다”며 “정부는 정부가 상대하고, 민간차원에서 우리 종교인들은 북한 국민들을 상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화재단 등을 통해 북한에 인도적 지원 활동을 돕고 있는 법륜 스님은 “남과 북의 갈등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은 끊기거나 축소될 수 있지만, 종교인이라면 이런 것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이로 인해 종교인들이 피해를 입고, 국민의 저항을 받더라도 그 저항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박종화 목사, 법륜 스님, 최창무 대주교가 평화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경동교회 박종화 담임목사는 “독일이 통일 될 때, 통일을 원했던 것이 아니라 평화를 원했던 독일이 합쳐졌다”며 “이웃과 연대해 함께 평화를 누리겠다는 마음으로 우리 종교인들이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남북 교류를 활발히 하면 그 열매가 따라올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한반도 평화 상황에 대해 법륜 스님은 “남과 북이 적극적으로 평화를 유지하고 통일을 주도해 나가야하는데, 오히려 주변 강대국들의 하위변수로 끌려 다니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창무 대주교는 “1950년부터 53년까지 민족상잔의 아픔이 시작됐고, 그 피폐함만을 지키면서 원한관계만 유지해오고 있다”며, “평화는 단순히 전쟁의 부재만이 아니고, 적대세력과 균형을 유지 하는 것도 아니며, 정확히 말하자면 정의의 작품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종화 목사는 “분단이 외세에 의한 것이었던 만큼 통일도 외세가 한반도의 평화통일에 순기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통일의 진척이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토크에 앞서, 서울대교구 염수정 추기경은 기조연설을 통해 “국민의 안위를 책임지는 정부의 위치에서 북한을 경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문제가 되긴 어렵지만, 종교인은 이와 다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는 이날 한반도 평화 구현을 위한 교회의 역할과 비전을 제시하고, 민족 화해와 북한 복음화를 위한 정책을 연구하는 ‘평화나눔연구소’를 공식 개소했다.

김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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