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한국사회와 교회를 되돌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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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완화의 신자유주의가 복지국가를 잠식해가는 현실에서 종교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진실을 일러줄 의무가 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손석춘 교수는 지난 18일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상임대표 강경민·이하 복교연)이 서울영동교회에서 개최한 ‘2014년 한국사회와 교회를 되돌아 보다’라는 주제의 포럼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건국대학교 손석춘 교수가 `2014년의 정치사회적 성찰`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2014년의 정치사회적 성찰’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손 교수는 “세월호, 문창극, 프란치스코 현상을 꿰뚫는 성찰의 열쇠말은 ‘규제완화’다”며 “이른바 ‘규제완화’가 한국 정치사회의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이 세 가지 현상 또한 그 흐름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 첫 업무보고와 3월 10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 이어 11월 25일 국무회의에서도 ‘규제완화’를 강조했다”며 “정부 각 부처가 소명하지 못하는 규제들을 일괄 폐지하는 ‘단두대식 규제개혁’을 요구하는 대통령의 어법은 화제가 됐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이는 박근혜 정부의 규제완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지만, 규제완화가 투자와 일자리 창출, 국민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는 현실과 맞지 않는 이데올로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문제는 그 이데올로기가 여전히 신문과 방송에 의해 확대 재생산되는데 있다”며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바로 그 이데올로기 아래서 세월호 참사와 문창극 참극이 일어났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도 글로벌 경제 체제를 ‘돈에 대한 숭배’라고 비판하면서 ‘규제 없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라고 천명했다”며 “무엇보다 교황은 세금과 규제를 완화하자는 ‘보수주의자들의 경제 이론’을 명토박아 비판했다”고 소개했다.

손 교수는 강연 말미에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형교회 목사들의 망언 릴레이와 문창극의 하나님 뜻 강연, 프란치스코 신드롬’에 대해 “우리가 성찰해야 할 것은 규제 없는 자본주의, 황금만능주의가 지닌 문제점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굳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새로운 독재’ 개념을 빌리지 않더라도 오늘의 한국이 민주주의를 꽃피우고 있다고는 아무도 생각지 않을 것이다”며 “이는 언론들이 날마다 규제 완화의 논리,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손 교수는 “대학과 언론이 제 구실을 못할 때, 그 시대의 민중이 기댈 마지막 언덕은 종교다”며 “종교인들이 신도들과 더불어 정치사회를 학습하고 토론하면서 소통하는 모임을 만들어나가길 간곡히 바란다”고 제안했다.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이 서울영동교회에서 주최한 포럼 전경.

이어 들꽃향린교회 김경호 목사가 ‘세월호, 문창극, 가톨릭 교종방문을 통해서 본 2014년’을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김 목사는 “2014년 상처 받은 대한민국의 국민은 그렇게 대통령을 한 번 만나 보기를 원했지만 결국 그들의 손을 잡아준 것은 프란치스코 교종이었다”며 “그는 참된 신앙인, 참된 지도자가 어떤 자리에 서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복교연은 “한 해 주요 교계 이슈였던 문창극 사건, 세월호 사건, 교황 방한 등을 주제로 시대와 현실을 회고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 대안을 제시하고자 이번 포럼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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