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원 세계유산 등재 위한 국제학술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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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적 서원 9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의서원세계유산등재추진단(단장 이배용·이하 추진단)은 24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국외 교육유산의 이해와 한국 서원과의 비교’라는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문화재청이 주최하고, 추진단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전통한국학연구센터, 한국서원학회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한국 서원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향후 서원이 세계유산으로 등재가 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열렸다.

서울대학교 김광억 명예교수가 ‘전통교육기관의 문화유산적 가치’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개회사에서 이배용 추진단장은 “한국의 서원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 ‘소통과 화합’, ‘나눔과 배려’의 정신이 담겨져 있는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라며 “이번 학술회를 통해 한국의 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한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한국서원연합회 어약 이사장은 축사에서 “한국 서원의 정취는 5천년 역사를 이어온 우리의 소중한 정신문화 유산이다”며 “이번 국제학술회의가 ‘한국 서원의 교육유산 가치 확인’과 ‘한국의 서원 홍보’라는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있는 보람된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대학교 김광억 명예교수는 ‘전통교육기관의 문화유산적 가치-콜레기움과 서원을 중심으로’라는 주제강연을 통해 “서원은 건축문화재보다 그 설립과정, 공간적 구조, 상징 역할과 기능의 여러 면에서 인간다움을 실현하는 정신문화의 생산과 전수 기제로서 이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명예교수는 “서구의 전통적인 교육기관은 교회(사원)로부터 시작했지만 한국의 서원은 유교문화의 공간이다”면서 “유교는 신의 섭리가 아닌 인간의 이성 혹은 본성으로부터 도덕을 찾는 이른바 자기수양을 통한 도통의 학문체계이자 방법론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원이 높은 수준의 도학을 실천한 인물을 받들고 그의 가르침을 심화하는 선비들로 구성된다”는 점이 서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며 “서원은 지식 전수의 교육기제를 넘어서 인간됨을 핵심으로 하는 실천교육의 기제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학술대회는 토마스 쿠만스 벨기에 루벤대학교 교수의 ‘중세 유럽의 교육 유산’, 이희수 한양대학교 교수의 ‘이슬람 전통 교육기관 마드라사의 탄생과 역할’ 등 국내외 각계 석학들의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한편, 서원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노력은 2011년 4월 국가브랜드위원회와 문화재청이 공동으로 등재준비위원회를 구성함으로써 시작됐고, (사)한국서원연합회와 9개 서원이 소재한 지방자치단체도 서원에 대한 자료 조사와 연구를 진행하는 등 많은 역할을 해왔다. 

24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국제학술회의’ 전경.

그 결과로 2011년 12월 9일, 9개 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 확정됐으며, 등재를 위한 예비목록으로 인정돼 세계유산에 신청할 자격이 주어졌다.

이에 국가브랜드위원회와 문화재청, 14개 지방자치단체는 본격적으로 등재 신청 작업을 추진하기 위해 2012년 3월 15일 업무협약을 체결해 16개 기관이 공동으로 행정적, 재정적으로 필요한 모든 노력을 함께 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추진단은 학술문헌 연구와 관련자료 정리 등을 거쳐 등재신청서와 보존관리계획서 등을 작성해 2015년 1월 유네스코에 등재를 신청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세계유산 등재를 앞둔 9개 서원은 도산, 남계, 돈암, 필암, 옥산, 병산, 무성, 소수, 도동서원이다.

김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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