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되는 러시아 국수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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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스타니슬라브 슈스케비치 전 의장.
우리는 유럽의 평화에 대해 과거형 시제로만 얘기할 수 있다. 현재 러시아의 적대행위는 과거 저급한 제국주의 향수에 젖어 의도적으로 시작되었다. 다른 유럽 사람들뿐만 아니라 동유럽 사람들은 독립된 민족 국가의 시민이 되어 자기 자신들의 발전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 한다.

그들은 러시아 제국의 지배를 또다시 받기를 원치 않는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무장 침공은 크렘린의 제국주의적 야심을 또 한 번 입증하는 것이다. 이는 주변 국가들의 정치, 군사, 경제적 발전 모두를 어둡게 만들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독립광장의 명칭으로 쓰이고 있는 ‘마이단’이란 말은 잘 알려진 이름이 됐다. 2000년부터 2001년 겨울에 있었던 시위 집회는 ‘쿠크마(당시 대통령) 없는 우크라이나’라는 구호 하에서 치러졌다. 2004년 그 광장은 ‘오렌지 혁명’의 중심이 됐다. 2013년 11월에 키예프의 독립광장과 우크라이나의 여러 도시에 있는 광장은 유럽연합 가입에 서명하는 절차를 중지시킨 정부에 반대해 나온 수백만 명의 시위대로 홍수를 이뤘다. 사람들은 유럽을 따르고자 하는 자신들의 강한 열망을 평화롭게 나타냈다.

2013년 9월 28~29일에 있었던 ‘동부 동맹’에 관한 빌니우스 국제회의 후 천막 수용소의 해체와 ‘폭도들’에 가담한 것에 대한 처벌을 강화시킨 법률을 베르코브나 라다(우크라이나 의회)가 통과시킨 후, 시위 행태는 노골적인 사회 불평등과 소득과 삶의 질 양극화, 그리고 행정 및 사법부와 법 집행 기관에 만연된 비리를 비난하는 반정부 운동으로 나타났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권력 기관에 오랜 기간을 두고 러시아 지지자들을 침투시켰고, 평화로운 국민적 시위를 많은 돈을 투입해가며 러시아 군대를 동원함으로써 무질서 상태로 증폭, 변질시키려고 했음이 밝혀졌다. 러시아 언론은 우크라이나와 전 세계에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지원하고 크렘린을 홍보하는 수단이 돼 버렸다.

러시아는 석유로 많은 달러를 벌어들였지만, 정작 러시아 땅 위에 살고 있는 생계가 막막한 사람들을 돕는 것은 잊어버렸다. 해외로 수출된 ‘원조’는, 러시아 외무부를 동원해 최신 무기와 외교적 공갈협박과 음모를 용병과 테러리스트에게 지원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영토를 침공하고 복속시켰다.

내 모국 벨라루스에 인접한 두 거대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정학적인 제국주의적 관심을 모색하기 위해 크렘린이 일으킨 전쟁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런 유형의 전쟁은 하이브리드 전쟁이라는 고유 명칭을 갖는다. 하이브리드 전쟁에서 언론은 교육과 이성의 전달을 위한 도구가 되는 것을 중단하고 국민들을 속이는 수단이 됐다. 그들은 좀비 지식인들, 즉 정치적 지식을 습득하고 러시아 국민의 복지를 돌보는 데는 관심이 없는 지식인들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을 돌보기 위해서’라는 구실 아래 위대한 러시아의 후원자가 되어 훨씬 더 쉽게 다른 나라들의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접근해 들어가면서 그들은 다른 이들을 향한 불쾌한 행태들이 선동자들에게 엉뚱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무시한다.

우크라이나를 연방국가화하는 과정으로 거만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러시아에 대해 부메랑이 될 수 있다. ‘모스크바를 먹여 살리는 것을 중지하라’는 구호 아래 8월 17일 시베리아에서 예정된 연방화를 위한 행진과 칼리닌그라드 지역에서의 비슷한 행위를 크렘린은 저지하려고 무척 애쓰고 있다.

러시아 검찰청은 시베리아의 주요 도시인 노보시비르스크에서의 행진과 관련한 인터넷 정보를 봉쇄했고, 그 주동자들을 반역자로 낙인찍었다. 그 공포는 무척 커서 정치선전 기관인 언론이 우크라이나에서 ‘연방주의 지지자들’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멈췄고 그들을 ‘시민 병사들’로 부르기 시작했다.

연방정보기술통신감독위원회는 러시아 인터넷 사이트에서 ‘시베리아 공화국’과 관련한 검색을 금지하려고 한다. 늘 그랬듯이,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에서는 사람의 생명을 앙 마세(en masse)로, 즉 크렘린을 위한 가장 저렴한 무기로 사용하는 스탈린식 전통을 충성스럽게 따른다.

오늘날, 독립국가연합(CIS)의 설립에 관한 합의서(벨로베시스카야)가 러시아의회 비준으로 푸틴도 공식적으로 인지한 주권국가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영토적 위상을, 크렘린은 국제법의 규정과 규제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면서, 전복시키거나 오히려 파괴시키길 원하고 있다.

크렘린은 1939년 당시 소비에트연방이 위성 국가들인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를 합병했을 때보다 더 노골적이고 더 끔찍하게 행동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러시아인의 적으로 내몰면서, 크렘린은 러시아를 정말로 신봉하고 있던 국가들에서조차 신뢰성과 존경심을 잃고 있다.

러시아 국수주의자들이여! 국수주의라는 측면에서 부디 거울 앞에 서서 당신 자신들을 주의 깊게 바라보길 바란다. 여러분은 부정할 수 없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나는 문명화된 국가, 즉 우크라이나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결국에는 한 목소리로 러시아의 국가 테러주의에 반대하기를 바란다.

스타니슬라브 슈스케비치 전 의장(벨라루스 국가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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