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명동성당서 평화와 화해 미사 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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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메시지를 안고 지난 14일 한국 땅을 밟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한국을 떠나기 전 마지막 미사에서 “용서야말로 화해로 이르게 하는 문임을 믿어야 합니다. 바로 이것이 제가 한국 방문을 마치며 여러분에게 남기는 메시지입니다”라며 ‘용서’를 강조했다.

1945년 분단과 1950년 6·25 한국전쟁 후 70년 가까이 반목과 대결을 거듭해 온 한반도에 ‘용서’와 ‘화해’, 그리고 ‘평화’를 당부한 것이다. ‘프란치스코 열풍’으로 표현될 만큼 한국 국민에 위로와 감동을 선사한 4박5일의 여정은 세월호 참사 이후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한국 사회가 이를 극복하고 실천해야 할 과제를 남겼다는 평가다.

지난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 미사를 집전, 강론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교황방한위원회 제공>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방한 행사의 마지막 일정인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강론을 통해 “죄를 지은 형제를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해야 한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인용한 뒤 “우리의 형제들을 남김없이 용서하라는 명령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근원적인 무언가를 하도록 우리에게 요구하시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은총도 주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대화하고, 만나고, 차이점들을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기회들이 샘솟듯 생겨나도록 우리 모두 기도하자”면서 “모든 한국인이 같은 형제자매이고, 한 가정의 구성원들이며, 하나의 민족이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더욱더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미사는 ‘평화’와 ‘화해’의 상징성을 감안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7명과 세월호 유족,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해군기지와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을 벌여 온 제주 강정마을과 경남 밀양 주민들, 용산참사 피해자, 새터민, 납북자 가족, 장애인, 북한 출신 사제와 수녀 등 1000여 명이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교황은 성당에 입장한 뒤 맨 앞줄에 앉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시각장애인 등의 손을 잡아주며 축복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교황이 집전한 미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했다. 교황은 강론 말미에 박 대통령이 앉은 쪽을 바라보며 “한국을 떠나기에 앞서 박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 그리고 교회 관계자들에게 깊이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출국에 앞서 손을 흔들며 밝은 미소로 화답하고 있다.<교황방한위원회 제공>

이날 미사를 마지막으로 4박5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친 프란치스코 교황은 경기 성남 서울공항으로 이동해 오후 12시 50분쯤 대한항공 전세기를 타고 이탈리아 로마로 돌아갔다.

김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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