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조계종 학인염불시연대회 성황리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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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이 염불의 대중화와 생활화를 목적으로 ‘제1회 조계종 학인염불시연대회’를 지난 17일 서울 견지동 소재 조계사 마당 특설무대에서 개최했다.

통합종단 출범 사상 처음으로 마련돼 더욱 의미가 깊었던 이날 대회는 전국 15개 교육기관의 사미(남자 예비승)와 사미니(여자 예비승) 등 3백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대회는 먼저 개인부와 단체부로 나눠 오전 9시 20분부터 예심을 치렀다. 개인부 사미의 지정염불은 경허 스님 참선곡과 장엄염불 등 2송이고, 사미니 지정염불은 이산 선사 발원문, 장엄염불 등 2송이다. 각각 자유염불도 1송을 했고, 단체부는 ‘불교상용의례’와 ‘석문의범’ 내용 중 자율 선택했다.

심사기준은 개인부의 경우 음정과 운율, 창의성, 법구(목탁, 요령, 경쇠, 태징, 바라 등) 활용력, 태도 등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단체는 여기에 대중호응도를 추가했다. 주어진 시간은 개인부 6분, 단체부 10분으로 총 12명의 심사위원이 본심 참가자를 선발했다.

예심을 통해 본심에는 고우 스님(청암사 승가대학), 지융 스님(동학사 승가대학), 중본 스님(통도사 승가대학), 대경 스님(수덕사 승가대학), 능호 스님(운문사 승가대학), 혜강 스님(청암사 승가대학), 보문 스님(중앙승가대학), 혜공 스님(송광사 승가대학), 선호 스님(동국대 백상원), 보견 스님(운문사 승가대학), 현각 스님(해인사 승가대학), 보인 스님(봉녕사 승가대학, 이상 개인부), 통도사 승가대학, 봉녕사 승가대학, 동국대 석림원, 동학사 승가대학, 청암사 승가대학, 운문사 승가대학(이상 단체부)이 각각 진출했다.

본심에 앞서 자승 총무원장이 격려법어를 통해 참가한 스님들을 격려했다.

본심에 앞서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격려법어를 통해 “오늘 시연대회는 사실상 염불의 일상화 생활화 대중화를 위한 법석과 다름이 없다”면서 “대회를 계기로 여기 참석하신 사부대중 모든 분들이 일상에서 염불을 생활화해 몸과 마음이 부처님을 닮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본심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장장 4시간에 걸쳐 치러졌다. 첫 순서로 무대에 오른 청암사 승가대학의 고우 스님은 ‘2,600년 전 부처님과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의 대화’를 주제로 염불을 시연했다.

이어진 무대에서 참가자들은 염불의 정석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고, 어느덧 차분하고 엄숙해졌던 무대는 6번째 순서에서 다시 뒤집어졌다. 청암사 승가대학의 혜강 스님은 불교의 정수인 반야심경을 랩송으로 재구성해 생기발랄한 모습으로 “편하게 손뼉 치고 움직여도 된다”며 관중석의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본선이 진행되는 동안 각 승가대학 스님들은 피켓과 현수막, 악기 등을 동원해 응원전에도 최선을 다했다. 스님들은 ‘염불의 레전드 청암사 승가대학’, ‘염불은 내 운명’ 등이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큰 소리로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는 각 승가대학의 스님들

그야말로 각양각색의 염불시연이 이번 대회에서 펼쳐졌다. 이에 대해 봉은사 주지 원학스님은 “종단의 의례의식 발전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면서도 “일상생활 중에서 쉽게 듣고 염불하는 감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용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계사 주지 원명스님은 “염불은 전통의 소리로 가슴을 울려야 한다”며 “창의성이 몸을 움직일 수는 있으나 마음은 움직일 수 없듯 전통의 틀 안에서 창의성을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계종 의례위원장 인묵스님은 “모든 참가자들이 다 예상을 뛰어넘는 실력을 지녔다”면서 “이번 대회는 전통과 창의성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것 같다”고 평했다.

심사위원회 고문 설정 스님(덕숭총림 방장)은 최종 심사평에서 “염불이란 불교문화의 꽃이고 인격완성과 자아를 실현하는 것”이라며 “염불의 꽃이 화려하게 피었을 때 많은 사람이 감흥하고 불교에 귀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정 스님은 또한 “옛것을 본받아 새로움을 창조하고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해야 한다”면서 “옛것을 버리지 말고 지키되 창의력을 갖추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1회 대회 개인부 영예의 대상은 보견 스님(운문사 승가대학)이 수상했다. 최우수상은 고우 스님(청암사 승가대학)과 혜공 스님(송광사 승가대학)이, 특별상은 보문 스님(중앙승가대)과 지융 스님(동학사 승가대학)이 받았다.

우수상은 보인 스님(봉녕사 승가대)과 혜강 스님(청암사 승가대학), 대경 스님(수덕사 승가대학)이, 원력상은 현각 스님(해인사 승가대학), 선호 스님(동국대 백상원), 능호 스님(운문사 승가대학), 중본 스님(통도사 승가대학)이 각각 받았다.

단체부 대상을 받은 청암사 승가대학 스님들이 창작염불 `불러요 다라니`를 시연하고 있다.

단체부 대상은 창작염불 ‘불러요 다라니’를 통해 대중가수 같은 율동과 신명나는 운율로 청중을 즐겁게 만든 청암사 승가대학에게 돌아갔다. 최우수상은 운문사 승가대학이, 우수상은 동학사와 통도사 승가대학이, 원력상은 봉녕사 승가대학과 동국대 석림원이 차지했다.

한편, 이날 염불시연대회에는 스님 5백여 명을 비롯해 신도 등 1천500여 명이 참석했고, 30도를 넘나드는 땡볕 더위 속에서도 대부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참가자들의 염불 시연을 지켜봤다.


김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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